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하면서 실업률 증가, 청년 구직난, 자영업 폐업 등 코로나발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 이에 각국의 정부는 방역 대책과 함께 경제 수호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경제 현안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하준경 교수를 만나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지 해법을 들어봤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불거진 경제 팬데믹

2020년 한 해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세상은 ‘잠시 멈춤’을 선언했고, 경제활동이 위축되자 그에 대한 고통은 가혹하게도 취약계층부터 파고들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시기에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가 중요하다.
“과거 사스나 다른 전염병이 발발했을 때도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큰 충격이 왔을 때 그것을 기회로 삼아 재분배를 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면 불평등 현상이 나아지겠지만, 그 와중에 기득권을 더 지키려 하면 문제는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준경 교수는 지난 9월 KBS가 긴급 편성한 ‘온택트 시민토크 코로나 시대를 말하다’라는 특집 프로그램에 전문가 패널로 참가해 이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서비스업생산지수와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수출액, 취업자 수 등 10개 경제지표 중 8개 지표가 둔화 또는 하락했다. 거시경제를 연구하는 하 교수가 작금의 사태에서 가장 우려하는 경제문제는 무엇일까.
“코로나19로 경제순환이 단절됐습니다. 대면 서비스업이 위축되면서 소득을 잃고 그로 인해 소비를 못하게 되면 영향을 안 받던 부문까지 수요가 줄어 결국 경제가 다 같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어려운 쪽이 지금의 사태를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제일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취직 기회가 줄었는데, 이 시기에는 인적자원을 쌓고 경력 개발을 해야 하는 때입니다. 젊은 층이 인적자원을 쌓지 못하면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 교수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제의 약한 고리를 메워줘야 한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지 않으면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 안정성을 저하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경제 담론에 대한 균형을 찾다

하준경 교수는 2017년부터 동아일보의 객원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 경제 현안에 대해 경제학자로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주제는 부동산, 실업, 수출, 저출산 대책, 가계 대출, 재정정책 등 다양하다.
“경제 이슈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이 표출될수록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학자로서 답할 수 있는 문제라면 평소 생각했던 바를 제시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간혹 편향된 의견들이 지배적일 때도 있는데 그런 때는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유례없는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도 우리 사회에는 지급대상, 사용처,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갖가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제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어떠한 의견이 옳은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이에 대해 GDP 대비 국가채무 증가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의 재정 안정성을 우려하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하 교수는 더욱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반박했다.
“재정문제는 거시경제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재정 건전성이라 하면 정부의 수입, 지출만 놓고 얘기하는 것인데 거시경제는 가계, 기업, 정부가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가계, 기업이 지출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마저 재정 건전성 때문에 돈을 쓰지 않으면 경제가 위축되죠. 그러면 생산과 고용이 감소해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국가라 외국에 빌려준 돈이 더 많은 채권국입니다. 외국에 빚지는 게 아니고,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안 쓰는 돈을 빌려 쓰게 됩니다. 정부의 빚이 곧 국민의 자산이 되는 상황이죠.”
하 교수는 돈을 잘 써서 미래 세대에게 튼튼한 경제를 물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정 건전성도 거시경제가 받쳐주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뿐이라는 것. 지금은 민간수요를 살리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 코로나19 속에서 기회 찾아야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 각종 경제 현안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대책이라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야기하기 마련이라 경제학자의 길은 녹록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하준경 교수는 오히려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예측 불가의 변수들에 맞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경제학자로서의 보람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우리 경제의 회생을 위해 어떤 대책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인적자원 투자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젊은이들이 질 좋은 교육을 받고, 그것을 창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창업 후에도 기존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해주면 양극화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주로 거시경제 및 인적자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하 교수는 경제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사람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 즉, 인적자본은 공장의 기계와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특성이 거시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 교수의 최근 연구는 인구고령화에 따라 야기되는 여러 가지 경제문제로도 향해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감소하면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는데, 인구구조는 출산율의 영향을 받는다.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면 거시경제 안정성을 저하시키므로 사회가 양육 및 교육을 공적으로 부담해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주요 메시지다.
하준경 교수는 평소 청년세대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코로나19 시대를 힘겹게 헤쳐나가는 청년세대를 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코로나19를 통해 디지털과 헬스케어 산업의 대두, 탈세계화, 큰 정부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학교 구성원으로서 학교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교수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왕성한 언론 활동으로 손꼽히는 하준경 교수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을 거치며 거시경제와 인적자본 투자를 연구해온 하준경 교수는 최근 코로나19의 타개법과 관련해 ERICA에서 가장 활발한 언론 활동을 펼치는 교수로 꼽힌다. 수많은 언론매체의 러브콜을 받는 그는 지난 2018년 ‘언론 활동 우수교수’로서 표창받은 바 있다. 2019년부터는 헌법에 따라 설치된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