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의 로망 중 단연 1등을 차지하는 ‘학식(학생식당)’은 주머니 사정 가벼운 학생들도 부담 없이 든든한 한 끼를 챙길 수 있게 한다. 학생들에게 맛 좋고 영양 만점인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학생식당 내부는 새벽부터 분주하다. 자식 먹이는 마음으로 집에서 먹는 밥과 같이 정성 가득한 음식을 제공하는 학생식당 ‘런치콕’ 구성원들을 만나봤다.

늘 많은 재학생과 교직원으로 붐비는 학생식당 런치콕 전경.
■ 정성 가득! ‘맛없없(맛이 없을 수 없는)’ 학식

학생복지관 2층에 마련된 런치콕. 바로 한양대학교 ERICA의 학생식당이다. 이른 점심시간부터 학식을 먹기 위해 방문한 학생들로 붐비는 이곳은 오후 2~3시경이 돼서야 잠잠해진다. 썰물처럼 학생들이 빠져나간 뒤 찾아간 학생식당에는 436석에 달하는 식탁과 의자, 그 외 집기들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다. 2010년 리모델링을 마친 학생식당은 넓고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런치콕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학기 중에는 3가지 메뉴, 방학 중에는 1가지 메뉴를 제공하죠. 저는 영양사로서 식단 작성, 식자재 검수를 진행하고 조리원들의 위생 및 안전교육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바쁜 일과를 마치고 나온 이예솔 영양사를 마주했다. 그는 너무 바쁠 때는 배식 업무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학생식당의 시작은 오전 8시, 바로 식자재가 들어오는 시간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해 식자재 도착을 확인한 후 바로 검수 작업에 들어간다. 유통기한과 원산지, 그리고 주문에 맞게 수량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검수 작업을 마친 후에는 주방에서 조리원들에게 조리법 교육을 진행한다. 이어 점심 준비가 시작되면 조리법대로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주방에서 조리법을 점검하며 검식을 진행해요. 학생들이 음식을 먹기 전에 꼭 미리 검식하며 간과 맛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배식이 끝난 후에는 식권 수량, 창고 재고를 조사해요. 그러면 하루의 일과가 끝나죠.”
이예솔 영양사는 “조리원분들께서 안전이나 조리법 관련 교육에 열정이 대단하시다”고 귀띔했다. 많은 학생의 점심을 책임지는 막중한 업무를 맡았기에 학생식당의 구성원들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인다.

런치콕 구성원들은 싸고 맛있는 점심, 집밥처럼 정성 가득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 에슐랭가이드 별 다섯을 꿈꾸다

“학생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건 역시 ‘오늘의 메뉴가 뭘까’ 그리고 ‘맛은 어떨까’인 것 같아요.”
이예솔 영양사를 비롯한 런치콕 구성원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20대 대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매스컴을 통해 유행하는 음식을 파악하고 이를 연구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골목 식당, 윤식당, 강식당 등 요즘 다양한 음식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거의 매일 찾아보는 것 같아요. 어떤 음식이 유행하고 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이거다’ 싶은 메뉴가 생기면 바로 레시피 연구를 시작해요.”
학생식당을 찾는 20대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조리원들과도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맛있다며 해당 메뉴를 또 내달라고 부탁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다음 메뉴에 반영하려 노력한다. 품절이 되지 않거나 인기 없는 메뉴는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고민하고 더 좋은 메뉴를 구상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 바쁜 일상 속 그리운 집밥을 만나다

런치콕 구성원들은 학생들에게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일주일 중 5일, 매일 찾아와 학생식당이 제공하는 밥으로 평일을 채우는 학생들도 있다. 끊임없이 신메뉴를 연구하는 것은 이런 학생들이 학생식당 음식에 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다른 식당과는 달리, 학생식당은 오로지 학생들의 입맛과 건강을 챙기는 일에 매진한다. 집 밖에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학생들을 위해 집밥과 같은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10여 명의 조리원들은 “인사 잘하는 학생들, 잘 먹는 학생들, 많이 먹는 학생들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늘 맛있게 먹으라는 마음으로, 자식들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촬영은 수줍어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인터뷰 내내 음식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에서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담뿍 느껴졌다.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정성 가득한 학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음에 하루하루가 뿌듯하다는 이들. 런치콕 구성원들의 환한 웃음이 식당 안을 포근하게 채웠다.

[ Mini Interview ]

학생식당의 목표는 ‘수익’ 아닌 ‘복지’
민병헌 총무관리처 총무인사팀 부장(ERICA 장학복지회)

“학생들에게 가격대비 질 좋은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 ERICA 장학복지회가 직접 학생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의 복지와 생활 편의를 위함이죠. BSC를 통해 지속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해왔고,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다각적이고 세세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도 기획하고 있어요.
이익을 남기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한 끼를 챙길 수 있길 바랍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가격이죠. 가격대비 좋은 질의 음식을 제공하려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식자재 단가가 올라가는 시점에 가격을 올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질 좋은 식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해요. 장학복지회는 학생식당이 학생들에게 ‘가고 싶은 식당’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