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무런 실패도 좌절도 겪지 않고 탄탄대로로 펼쳐진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때론 실패를 딛고 선 뒤에야 얻게 되는 것이 있다. 인생은 포기하지 않는 이에게 마침내 진짜 길을 내주는 법이다. 실패라는 정지신호에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온 임한별 동문의 이야기다.

데뷔 10년 만 솔로 아티스트 도약

지난 5월, 화창한 봄날을 가슴 먹먹한 이별 이야기로 채운 화제의 노래가 있었다. 가창력으로 주목받아온 임한별 동문의 신곡 ‘오월의 어느 봄날’이다. 미성과 폭발적인 고음,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한 엑소(EXO) 멤버 첸과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노래로 발매 이후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이슈가 됐다. 임한별 동문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참여하며 공들인 ‘이별 3부작 발라드’ 중 마침표를 찍는 곡이었다. 지난해 가을 발표한 첫 곡 ‘이별하러 가는 길’과 올해 1월 발매한 ‘사랑 이딴 거’ 역시 이별 수순을 밟는 연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데뷔 10년 만에 첫 번째 솔로 싱글을 발표했습니다. 그게 ‘이별하러 가는 길’이에요. 제 이름으로 낸 첫 곡이고, 많은 대중에게 제 목소리를 알린 효자 곡이었죠. 노래를 만들 때부터 이별 시리즈로 3부작을 기획했어요. 세 곡 다 슬픈 발라드이지만 장르는 조금씩 다릅니다. 이것저것 제 아이디어를 실험해본 작업이었어요. 다행히 세 곡 모두 반응이 좋아서 너무 기쁩니다.”
임한별 동문은 슬픈 발라드를 애절한 감성으로 소화해내 노래 잘하는 보컬리스트, 믿고 듣는 발라더로 꼽히고 있다. 그의 감성적인 보컬 때문에 러브콜을 받고 참여한 드라마 OST도 여러 건이다. 가장 최근에 참여한 것은 SBS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의 OST ‘미치게’다.
하지만 임한별 동문이 잘하는 것은 노래뿐만이 아니다. 이번 ‘이별 3부작 발라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가능한 재주꾼이다. 다른 가수의 보컬 녹음 디렉터로 참여하는 한편 ‘원스타(Onestar)’라는 예명으로 작곡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앤씨티(NCT), 온앤오프(ONF), 브이오에스(V.O.S), 동방신기, 엑소(EXO), 소녀시대 등 많은 가수가 그와 작업을 함께했다. 올해 Mnet의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의 타이틀 곡도 임한별 동문의 손을 거쳤다.
“가수로서는 제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발라드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대중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 제 노래를 통해 충족하고자 하는 기대치를 맞춰드리고 싶어요.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들은 그래서 작곡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가요계에서 다양하게 이뤄지는 보컬 피처링이나 컬래버레이션 같은 시도도 꾸준히 해볼 계획이에요.”

실패도 그저 인생의 경험일 뿐

연달아 발표한 음원도 좋은 성적을 거뒀고 보컬 녹음 디렉터, 작곡가, 작사가로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임한별 동문. 하지만 그의 삶이 쭉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10년간, 많은 굴곡과 실패를 맛봤다.
부산국제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업과 함께 음악의 꿈을 키웠던 임한별 동문은 20살이 되던 2008년, DSP미디어 소속 아이돌 그룹 에이스타일(A’st1) 멤버로 꿈같은 데뷔를 한다. 하지만 두 장의 미니앨범 발표 후 그룹은 1년 만에 공식해체의 비운을 맞았다. 그 후 보컬 그룹 먼데이키즈의 새 멤버로 영입돼 2010년 4집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으나, 2015년 탈퇴하고 다시 홀로서기에 나섰다.
“어찌 보면 저는 여러 번 실패했던 사람이에요. 아이돌 활동이 그랬고 다른 그룹 활동도 탈퇴로 끝났고, 솔로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으니까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잘 되려다 망하고 잘 되려다 망하고, 그렇게 10년간 힘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좌절하고 마음 아플 때도 있었지만, 항상 그다음 스텝을 생각했거든요. 모든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한별 동문은 그렇게 실패하고 주춤거린 시간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ERICA 정보사회학과 08학번인 그는 아이돌 활동 실패 덕분에 놓칠 뻔했던 대학 생활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학교 앞 원룸으로 이사한 뒤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했고 동기, 선후배들과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다. 그 시간이 또 다른 활력이 돼 그에게 음악의 열정을 불태우게 했다. 덕분에 노래 가이드 활동도 하고 여러 작곡가와도 친해지며 음악적 저변을 넓힐 수 있었다.
먼데이즈키즈를 탈퇴한 뒤에도 우울해하기보다는 꾸준히 노래 연습을 통해 자신을 갈고닦았다. 그리고 실력을 평가받는 창구로써 유튜브 채널에 노래 연습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윤종신의 ‘좋니’를 부른 영상 등이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이슈가 됐고 2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가 그를 응원하고 나섰다. 그렇게 조금 더 음악에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실패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긍정의 에너지, 음악을 향한 꺼지지 않는 열정이 그를 진짜 아티스트의 길로 인도하는 중이었다.

직업도 취미도 목표도 음악

“지난 시간의 기억과 경험들이 노래를 부르고 작사, 작곡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좌절의 순간이 있었기에 오히려 음악에 대한 갈망이 커진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정진하고픈 마음도 생기고요.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래 부르고 음악을 들어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처럼, 늘 음악을 삶에 녹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한별 동문은 가창이 자신에게 주어지 달란트고, 작곡은 열심히 습득해낸 경험치라고 덧붙였다. 한 곡을 발매하기 위해 16~20시간을 공들여 노래 부른다는 그는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았다. 열심히 작업해 내놓아도 늘 아쉬움이 남는다. 직업도 취미도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음악이라는 임한별 동문. 음악을 향한 그의 사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한때 그의 목표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수로 데뷔한 뒤 곧 길을 잃었다. 애초에 잘못된 목표였던 거다. 지금 임한별 동문의 목표는 ‘누구나 인정할 만큼 노래를 잘하는 사람’, ‘대중에게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처럼 가창, 작곡, 다양한 분야의 음악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다.
“다들 경험해보셨을 거예요. 달리기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 바로 앞, 땅만 봐서는 제대로 나아갈 수 없어요. 무섭고 넘어질 것만 같죠. 오히려 더 멀리 앞을 바라보면 수월하게 갈 수 있습니다.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바로 지금, 잠깐의 실패만 보지 말고 더 먼 미래의 자신을 바라보는 게 해답이지 않을까요?”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