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욱 교수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논문을 발표하며 한 단계 진전한 학문적 성과를 보여줬다. 이 교수는 양자역학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의 연구자답게 노력도 양자화돼 있다고 설명한다. 즉, 양자화된 노력의 값에 이르러야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진 연구자상’ 신호탄으로 학문적 성과 발전

지난 6월에 열린 ‘2018 한양대학교 ERICA학술상’ 시상식에서 화학분자공학과 이상욱 교수가 생애 단 한 번만 수상할 수 있는 ‘신진 연구자상’을 받았다. 2017년 연구업적을 기반으로 선정된 2018 ERICA학술상은 이 교수의 학문적 도약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 후 이 교수는 , , <에너지&환경과학(Energy&Environmental Science, IF: 33.24)>, <나노 에너지(Nano Energy, IF: 15.548)> 같은 화학 및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에너지&환경과학>은 상위 0.3%에 속하는 국제 학술지이다.
이들 학술지에 실린 연구들은 최근 관심이 뜨거운 차세대 에너지 생산·저장 장치 연구의 핵심인 고효율 비금속 촉매 소재 개발에 관한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촉매 반응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이론적 해석을 제공해 촉매 소재를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 연구 결과로 2019년 7월 ‘한양대학교 이달의 연구자’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촉매 소재는 연료전지, 금속-공기전지, 태양전지 등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생산·저장장치의 전극 촉매 소재로 쓰이게 된다. 이 교수는 연구자로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고효율 촉매들은 주로 백금(Pt), 루테늄(Ru) 같은 희토류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들은 매장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을 이용하거나 비금속인 탄소를 기반으로 한 촉매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교수가 본 연구주제에 관심을 두게 된 또 한 가지 이유는 범밀도 함수이론에 근거한 양자역학 컴퓨터 시뮬레이션(전산모사) 방법론을 주력 연구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론은 소재 내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거동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론이기에 자연히 이 교수의 연구는 에너지 생산·저장 장치에 관한 연구에 이르게 됐다.

이론적 해석과 실험의 완벽한 하모니

전산재료과학이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은 뉴튼역학, 양자역학 등 자연현상의 지배법칙을 수식화해 컴퓨터상에서 자연현상을 재현하는 방법론이다. 이렇게 컴퓨터를 활용하면 시간과 노력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시켜 준다. 따라서 신소재 및 신약 개발 등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분야에 더욱 유용한 방법론이다. 이상욱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으로 촉매 활성 향상 인자를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촉매 구조를 설계하여 실험연구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롭게 제안된 나노 구조체를 실험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신소재 개발 연구는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과 전통적인 실험방법론을 병행해야 합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실험 현상에 대한 이론적 해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실험적 연구·개발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도 합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LG화학 계산화학팀에서 실험 연구자와 다수의 공동연구를 경험한 바 있는 이 교수는 ERICA에 부임한 이후에도 당연히 실험 연구자와 공동연구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공동 연구자를 물색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다. 실험 연구자들은 종종 이론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실험 성과에 대한 이론적 해석을 의뢰하곤 하는데, 반대로 이론적으로 설계된 것을 구현하기 위해 의뢰한 실험연구는 대부분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 그때 흔쾌히 이론적으로 제안된 소재의 실험연구를 수락한 공동연구자가 바로 재료화학공학과의 이정호 교수다. 그렇게 시작된 첫 공동연구의 결과는 2017년과 2018년 에 실렸고, 최고 권위지인 <에너지&환경과학>에 게재된 논문 역시 이정호 교수와의 공동연구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공동연구는 상호 간의 신뢰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두 연구 방법을 보완해 좋은 성과가 도출되자 지속적으로 공동연구를 이어갈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좋은 논문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좋은 공동 연구자를 만난 덕분이죠.”

‘2018 한양대학교 ERICA학술상’ 시상식에서 생애 단 한 번만 수상할 수 있는 ‘신진 연구자상’을 받은 화학분자공학과 이상욱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
신소재 개발 연구에 몰입해온 이상욱 교수의 향후 연구 주제는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활용해 리튬이온 전지용 새로운 전고체소재 개발이다.
나의 노력을 겸허히 성찰하라

이상욱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비금속 탄소 기반 소재의 촉매 활성 향상 원인을 규명했다. 또한 이론적으로 규명된 촉매 활성 향상 인자를 기반으로, 더 향상된 촉매를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구조체를 설계,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촉매 반응 연구방법론의 결정적인 문제점을 발견, OPNS(One Probe and Non-Equilibrium Surface Green’s Function)라는 새로운 연구방법론도 개발했다. 기존의 방법론은 근본적 한계로 인해 태양전지 IRR에 사용되는 백금 촉매가 어떤 반응 메커니즘으로 구동되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OPNS 방법론을 통해 백금의 촉매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촉매 반응 연구 및 신촉매 연구·개발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명확한 반응 해석은 고효율·고성능 비금속 촉매 소재 개발에 여념이 없는 많은 연구자의 꿈을 앞당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과들은 모두 정직한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하는 이 교수. 하지만 어떠한 성과를 이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고유한 노력의 양자 값에 온전히 이르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200원짜리 커피자판기에 199.9999999원을 넣어서는 커피가 나오지 않듯이 정확히 200원만큼 노력을 해야 커피라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그러니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남이나 환경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본인이 그만큼 노력했는지 뒤돌아봐야 합니다.”
이 교수의 향후 연구 주제는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활용해 리튬이온 전지용 새로운 전고체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리튬이온 전지의 액체형 전해질은 고질적인 안전성 문제를 야기하는데, 이를 고체 소재로 대체하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자동차 등 리튬전지를 활용하는 전자 장비에 획기적인 소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양자화된 노력의 값은 얼마일까. 그에 상응하는 노력의 양자 값에 다다를 때까지 이상욱 교수의 연구실은 불을 밝힐 것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