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정해진 공간은 없습니다. 그 어느 곳이든 사용하는 학생들에 의해 새롭게 정의될 수 있죠.”
학연산클러스터지원센터 5층에 위치한 ICT융합학부의 공간에 와보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휴게실 내에는 스터디와 토론이 가능한 공간이 뒤섞여 있고, IC-PBL 수업이 가능한 강의실은 수강인원에 따라 1~4개 강의가 동시 진행되도록 설계됐다. 강의실 내에도 스터디룸이 따로 배치되어 있다. 의자나 탁자 배치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학생들이 상황과 목적에 맞게 옮기고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학부 공간에서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이는 학생들이 좀 더 유연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길 바라는 ICT융합학부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김정룡 학장을 통해 학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충돌을 통해 혁신을 만드는 것이 융합의 핵심!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다. IoT, 로봇공학,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은 모두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주목받고 있는 혁신 기술이다.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살아남기도 힘들고 주목받기도 힘들다 보니 대학들도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매진한다.

ERICA는 이미 오래전부터 융합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학부와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2016년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에 선정되며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ERICA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2016년 3월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산하에 ICT융합학부를 개설했다.

“인공지능과 로봇, 스마트케어, 가상현실 등은 모두 IT와 통신, 제조, 빅데이터, 로봇, 클라우드, 의학, 디자인, 문화,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들이죠. A와 B가 충돌하면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시대에 잘 적응하고, 또한 선도할 수 있는 학생을 양성하기 위해 ICT융합학부가 개설되었습니다.” (김정룡 학장, 설립 당시 학부장)

다양한 조합을 통해 원하는 공부 진행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여러 가지를 공부하면 되는 걸까. ICT융합학부의 전공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보면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경계를 허물고 서로의 영역을 흡수하며 새로운 학문을 만들어내는 시대이기 때문에 기존의 학문별로 구분되는 전공 시스템은 최근 흐름과 맞지 않습니다. ICT융합학부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다양한 기초 및 교양 과목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며 전공 탐색의 시간을 갖습니다. 1학년 2학기 때 기업 현장실습 기회가 주어져 전공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죠. 2학년이 되면 전공을 선택하는데 미디어테크놀로지, 컬쳐테크놀로지, 디자인테크놀로지 등 세 가지 전공 중 하나를 고르면 됩니다. 사회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시대가 요구하는 분야를 ICT 기술과 융합한 형태로 구성했죠. 미디어테크놀로지에서는 빅데이터, IoT를 포함한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네크워크 세상을 설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컬쳐테크놀로지에서는 음악, 예술, 문학 등의 콘텐츠를 소프트웨어 기술에 융합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테크놀로지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디자인 기술을 융합하여 미래에 걸맞은 디자이너로 성장할 기반을 닦아줍니다. 그 밖에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융합 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디자인공학과 인문학도를 타깃으로 한 신산업소프트웨어융합 등 두 개의 전공이 있습니다.”

1학년을 마친 학생들은 제한 없이 원하는 전공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총 아홉 개의 트랙 중 두 개 이상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데 선택 전공 이외의 트랙도 선택할 수 있다.

3차원 입체음향과 다이내믹한 조명시스템이 갖추어진 Performance & Sound 테크놀로지 실습실1과 여덟 대의 카메라가 장착된 3차원 정밀동작분석시스템2은 ICT융합학부가 보유한 대표적인 시설로 손꼽힌다.

“무대 설치와 그에 따른 관중들의 심리적 반응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공연 기획은 물론 무대 디자인 이론과 실기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을 거예요. 그런 학생은 컬쳐테크놀로지 전공 내 ‘Perfor-mance & Sound Tech’와 디자인테크놀로지에서 ‘UI/UX’ 트랙을 선택하면 됩니다. 다양한 조합을 통해 수십·수백 가지의 전공이 탄생하게 되죠. 내 꿈을 위한 ‘나만의 전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부합하는 데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커리큘럼 덕분인지 타 학과 학생들이 제2, 혹은 제3 전공으로 ICT융합학부의 전공 트랙을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수가 ICT융합학부 재학생 수를 넘어섰다고 하니 학교 전체에서 ICT융합학부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혁신적인 커리큘럼과 교육이 마냥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융합은 학문 간 충돌뿐 아니라 시스템 대 시스템의 충돌도 유발한다. 교내 학사 시스템, 전공 시스템 등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니 말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전공이나 학점 이수 문제 때문에 복잡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방식이 학생은 물론 ERICA에도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거라 봅니다. 미래에는 융합을 잘하는 대학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조금은 엉뚱하고 창의적인 당신을 위해

ICT융합학부의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은 졸업 후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최근 흐름에서 보자면 기업에는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면을 고루 아우를 수 있는 중간 관리자가 필요합니다. 디자이너와 연계한 작업도 진행해야 하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도 세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든 면을 고루 이해하고 기획할 수 있는 중간 관리자가 반드시 필요하죠. ICT융합학부 과정을 이수한다면 창의적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함은 물론 관리까지 책임지는 창의적인 ‘기술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ICT융합학부는 다양한 현장실습과 취업 기회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적성을 찾도록 돕는다. 기업 현장실습과 ICT 드림페어를 통해 관련 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주어지고, 창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작년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되면서 장학금 및 실험실습비 증대, 인턴십 확대, 시설 및 교수진 확충 등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많은 이의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우리 학부는 교수진도 융합형 인재들입니다. 디자인과 기계, 의학, 예술 공학을 함께 전공한 분도 계시고 빅데이터에 예술과 인문을 접목해 연구하는 분도 있습니다. 다들 공학을 기본으로 하되 여러 영역으로 발을 넓히는 분들입니다. 다른 학과에서는 조금씩 안 맞지만, 우리 학과와는 전공 핏(Fit)이 딱 맞는 분들이죠.”

김정룡 학장은 말한다. 유전적으로 호기심이 넘치는 학생, 자신이 문과인지 이과인지 헷갈리는 학생, 자기 주도적이지만 하나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학생,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엉뚱하고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당신은 ICT융합학부에 적합한 학생이라고 말이다. ICT융합학부는 엉뚱하고 자유로운 생각, 세상과의 충돌을 환영한다. 이런 성향을 지닌 학생이라면 문을 두드려볼 일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