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는 학교 자체뿐 아니라 교수와 연구진들 자체적으로도 재능 나눔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학교로 손꼽힌다. 학교 건학이념이 ‘사랑의 실천’인 덕분도 있지만, 자신들이 가진 재능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의무로 여기는 학교 분위기 덕분이다. 학생들도 이는 마찬가지. 총학생회가 매 학기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재능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여 그 현장을 찾았다.

안산 지역 아이들을 위한 총학생회의 교육 재능 기부

선선해지기 시작한 가을밤의 ERICA 교정, 디자인문화관의 한 강의실에 몇 명의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강의실에는 노트북 몇 대가 놓여 있고, 스크린으로는 영상편집 관련 자료들이 올라와 있다. 이는 총학생회 주최로 매 학기 진행하는 ‘재능 나눔 프로그램’의 교과 활동 중 한 장면이다.
총학생회는 매 학기 지역 학교 및 기관과 연계한 재능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활동은 크게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 두 가지로 나뉜다. 2학기 현재 교과 활동은 ERICA 인근에 위치한 성안고등학교와 함께 진행하고, 비교과 활동은 지역아동센터 세 군데와 연계해 다양한 교육 기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총학생회 대외협력국 김용준 학생(소프트웨어학부 17)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교과 활동의 경우 ‘교과’라 명명하긴 했지만 꼭 수능 교과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사전 설문을 통해 우리는 성안고등학교(이하 성안고) 학생들이 지난 활동 때 어떤 강의에 반응이 좋았는지, 또 어떤 강의를 원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영어와 수학, 화학 같은 기본적인 수능 교과목이나 학생부전형 준비와 같은 수험 대비 교과목은 물론 추후 학생들이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도록 중국어, 영상 디자인 등의 과목을 추가로 선정했죠. 각 교과목에 지원한 성안고 학생을 ERICA에 초청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교과 활동은 지역아동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교육 기부 활동으로 교과 활동과는 달리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각 센터 측과 협의하여 댄스와 공예, 배드민턴, 농구 등 어린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과목을 선정해 지도한다. 교과 활동・비교과 활동의 멘토는 한 학기 내내 참여가 가능하고 직전 학기 학점이 2.0 이상인 ERICA 재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선발했다.


총학생회의 교육 재능 기부는 매 학기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재능 나눔 프로그램이다. 멘토 역할을 맡은 ERICA 학생은 물론 수업을 듣는 안산 지역 학생들에게도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의지와 열정만큼은 일류

지난 10월 18일 저녁 디자인문화관에서는 교과 활동 두 과목의 수업이 한 강의실에서 열렸다. 남자 고등학생들이 수강생으로 참여한 영상편집 수업 ‘시네마포디 & 에프터이펙트’는 김경태 학생(엔터테인먼트디자인학과 14)이 멘토였다. 다른 한쪽에서는 조미현 학생(엔터테인먼트디자인학과 15)이 멘토로 나선 ‘애니메이션 워크숍’이 진행 중이었다. 김경태 학생의 수업은 이름대로 영상편집 툴인 시네마포디와 에프터이펙트를 통해 학생들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스토리를 3D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애니메이션 워크숍은 에프터 이펙트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의 한 형태인 모션 그래픽을 만들어보는 수업이다. 나이도 신분도 다르지만 친근하고 따뜻한 멘토들 덕분인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성안고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진행하는 수업임에도 초롱초롱 눈을 밝히며 멘토의 말에 귀 기울였다.
“영상편집은 아주 오래전부터 제 꿈이었는데 거의 일대일 코칭 수준으로 배울 수 있어 좋네요. 김경태 멘토님의 간결하면서도 쉬운 설명은 정말 최고입니다. 덕분에 영상 전문가가 되겠다는 제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기분이에요.”(성안고 1학년 주상용)
“에프터 이펙트 같은 유료 프로그램을 마음껏 써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입니다. 기본 툴조차 써본 적이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멘토 언니가 너무 친절하면서도 여유롭게 가르쳐주셔서 좋았어요. 마음대로 되지 않아 버벅대기도 하지만, 뭐 괜찮아요. 하다 보면 나아지겠죠.”(성안고 2학년 신소현)
멘토에 선정된 학생들은 재능 나눔 활동을 대가로 학교 장학금을 지급 받는다. 그 역시 좋은 일이지만 더 좋은 때는 따로 있다. 멘티가 된 성안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고 이것저것 물어볼 때, 무언가 하나 깨우칠 때마다 역시 이 수업을 듣길 잘했다며 ‘고맙다’는 말을 해줄 때라고.
“매 수업 2시간 총 8회차이기 때문에 영상편집의 기본만 간단하게 가르치고 있어요. 하지만 무슨 일을 하던 기본이 제일 중요한 법이죠. 그리고 이 수업은 제게도 큰 도움이 돼요. 학생들을 위해 수업을 준비하면서 몰랐던 기초 지식을 깨우치기도 했고, 지금까지의 제 작업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으니까요.”(김경태 학생)
재능 나눔에 참여하는 멘토들은 아직 학생 신분이다. 때문에 그들의 수업이 유명 강사의 강의처럼 휘황찬란하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ERICA에서 배운 지식 하나하나를 되새김질하며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그 의지와 열정만큼은 일류라 칭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안산 지역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실천은 그 마음만큼이나 환하게 빛난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