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은 사람이나 화물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모든 활동 및 과정, 물류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제품과 재화를 효과적으로 옮겨주는 활동 또는 기능을 뜻한다. 다른 학교 사례가 거의 없어서인지, 교통과 물류가 결합된 학과 이름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왜 교통・물류공학과였을까.

서영찬 학과장이 책임자로 있는 포장가속시험동에는 국내에 세 대밖에 없는 풀 스케일의 포장가속시험시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교통물류 분야 NO.1,
교통・물류공학과의 힘

교통공학과가 ERICA에 뿌리를 내린 것은 1988년. 이미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하며 교통체계 전체를 계획・관리하고 운영하는 인력을 양성해오던 교통공학과는 2012년 학과 이름에 ‘물류’를 추가하고 전환의 계기를 맞는다.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서영찬 학과장을 찾아 교통・물류공학과 전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이미 국가 차원에서 교통물류 분야의 전문가 배출이 요구되고 있었습니다. 동북아 지역 교통물류체계 구축의 필요성은 물론, 남북경협의 시야를 동북아 경제지도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기되고 있었기에 이를 대비한 미래의 교통물류시스템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2년 학과를 확대 개편하게 된 겁니다. 또한 물류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송 부문인데, 이건 교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요. 효과적인 교통 시스템을 갖춘다면 곧 물류도 발전하게 됩니다. 긴밀한 연결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을 융합하여 공부하고 연구한다면 교통물류 연구 분야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통・물류공학과에서 배우는 분야는 크게 교통계획과 교통공학, 물류공학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교통계획은 도로와 철도, 공항 등의 시설물 수요를 예측하고 계획하는 분야다. 도로를 어디에 놓을지, 그 도로는 얼마만큼의 경제성이 있는지 등을 예측・분석한다. 교통공학은 그 계획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설계를 실행하고 건설 및 운영 관리를 연구하는 분야다. 계획된 도로의 차로 구성과 곡선 반경, 설계 속도 및 교통 소통 문제(신호등)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물류공학은 생산자가 만든 제품과 재화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배송하기 위한 시스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쉽게 말해 언제 얼마나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학부생들은 4년 동안 이 세 가지 분야를 모두 학습한다. 전공 선택 없이 모두 배우는 이유는 이 학문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통계획만 배운다면 교통공학과 물류시스템은 전혀 알 수 없고, 물류공학만 배운다면 최적의 배송시스템에 필수적인 교통공학 분야의 깊이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교통과 물류라는 학문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 교통・물류공학과는 학생들이 교통과 물류 분야를 모두 학습하여 세상을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연구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최초 또 최초! 교통‧물류공학과의 ‘착한’ 시설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에 접목하는 것이 중요한 학문인만큼, 학생들이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은 필수적이다. 교통・물류공학과에는 실제로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착한’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대표적으로 제2공학관에 위치한 교통정보센터, 교통시뮬레이션 연구실과 별도 건물에 자리 잡고 있는 포장가속시험동이 그것이다.
교통정보센터는 미래형 첨단교통시스템 연구를 위해 마련된 시설로 경기도 안산시의 실제 현장 교통 데이터를 받아 이를 분석하고, 교육 자료로 활용한다. 관・학이 연계된 교통정보센터로는 국내 최초 사례다. 교통시뮬레이션 연구실에는 주행시뮬레이터와 교통시뮬레이터가 구비되어 있는데 이 두 시뮬레이터를 통해 운전 패턴과 차량 거리, 속도, 운행시간 등 교통 관련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교통・물류공학과가 자랑하는 포장가속시험동에는 풀 스케일의 포장가속시험시설이 2000년부터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는 국내 최초라고 한다. 현재로서도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포함 국내에 오직 세 대밖에 없으니 귀하디귀한 시설임에 틀림이 없다.
“도로 포장을 위해 개발된 새로운 재료들이 얼마나 안전한지, 그리고 기존 재료와는 얼마나 다른지 실험할 때 우리 시설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로 포장의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을 때도 이 시설을 통해 테스트할 수 있죠. 시공 관련 실험도 가능하고요. 희소가치가 높은 시설이다 보니 외부에서 실험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이것만이 포장가속시험동의 목적은 아닙니다. 학과 입장에서 보자면 그 다양한 실험들에서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여 우리 연구진이나 학생들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때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래는 곧 우리의 기회

4차 산업혁명은 남녀노소 누구든 들어봤을 ‘핫 이슈’ 중 핫 이슈다. 교통・물류공학과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4차 산업혁명과 얼마만큼의 연관성이 있을까.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적용되려면 자동차 연구는 물론 그 자동차가 운행될 도로의 안전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합니다. 도로와 차의 교신이 원활해야 멀리 있는 물체나 돌발 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겠죠. 우리에게 자율주행자동차 연구는 곧 도로 안전 연구입니다.”
서영찬 학과장은 그 밖에도 빅데이터와 드론, 로봇 등을 언급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교통상황을 수집해 분석하고 물류시스템의 최적화를 만드는 데, 드론은 최근 연구 개발 중인 배송시스템이나 교통시설 정찰 관리에, 로봇은 물류창고 시스템에 꼭 필요한 기술들이다.
교통 및 물류공학 분야의 기본을 체계적으로 학습함은 물론 최근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까지 섭렵한다면, 졸업 후 학생들의 미래는 더없이 밝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교통 분야에서는 한국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 철도공사 등의 공기업이나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교통과 도로 자체가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에 적합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 물류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한 물류 관련 대기업에서 수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업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인재를 발굴해 데려가는 일도 많다고 한다. 교통과 물류, 공학을 결합해 공부하는 학과가 드물다 보니 깊은 역사를 품은 ERICA 교통・물류공학과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서영찬 학과장은 교통・물류공학과 학생들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개발이 다 끝났다면 젊은 세대가 할 게 없겠죠. 반면 교통 및 물류 분야는 첨단도로시스템은 물론 4차 산업혁명과 융합된 교통시스템 및 물류시스템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하는데 아직 개발이 덜 되었거나, 실용화가 안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 꼭 필요한 연구 분야이기도 하고요. 그 기회를 지금 여러분이 꼭 잡길 바랍니다. 우리 학과와 함께 여러분이 가진 상상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보세요.”

지난 30년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을 모색했던 자리

지난 5월 29일, 교통・물류공학과가 ERICA 게스트하우스 및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학과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학과 교수 전체와 동문 100여 명, 재학생 200여 명 등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선후배 간 교류는 물론 미래교통 아이디어 공모전, 비전 선포식,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지난 30주년을 정리함은 물론 앞으로의 30년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1부에 진행된 미래교통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교통・물류공학과 학생들의 참여로 나들목 교통정체완화와 물류시스템 등 미래의 교통물류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는데 1등은 버스 박스(Bus Box) 아이디어를 낸 16학번 강가원・양삼규・주정은 학생에게 돌아갔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버스 정류장을 여러 복합 정보 제공 및 편의시설로 바꾸자는 아이디어였다. 계획, 도로포장, 물류, 안전, 운영 등 5개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 학술세미나에서는 관련 분야의 최신 기술 및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영찬 학과장은 30주년 자축 행사가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졸업생과의 교류를 통해 재학생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 및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졸업생들의 조언만큼 재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도 없겠죠.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행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학과는 졸업생과 재학생의 지속적인 연결 채널을 마련해 미래 인재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겠습니다.”(서영찬 학과장)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