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조명을 보고 이상함을 느낀다. 그리고 계속되는 이상한 전조들. 일상에 파문이 일며 시작된 의심은 결국 그를 일탈로 이끈다. 하지만 창조주는 걱정하지 않았다. “떠날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어. 진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 사실 트루먼의 삶은 태아 때부터 30년 동안 전 세계에 24시간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가 사는 세상은 거대한 세트고 그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역할을 맡은 배우였다. 그의 창조주는 트루먼을 주인공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연출자였다. 배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는 트루먼을 보고 연출자는 말한다. “내 세계에서는 걱정할 게 없어, 트루먼. 바깥에서는 거짓말과 두려움이 판을 친단 말이야. 넌 떠나지 못해.”

트루먼이 떠나려고 했던 이유는 어쩌면 ‘진짜’를 찾고 싶어서는 아니었을까. 그 진짜의 실체가 좋든 아니든 자신의 생각으로 살 수 있도록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닐지. 그 세상이 설령 불안과 두려움으로 휩싸여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우린 살면서 매번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타인도 정확한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력적으로 들리는 답변이라 하더라도 그게 꼭 자신의 상황과 알맞다는 보장은 없다.

본인의 인생에 대한 답은 오직 본인만 알고 있으니까. 수풀을 헤치고 강을 건너 목적지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신이다. 결과가 어떠하든 당신이 확신한다면 그건 틀리지 않은 것.

이번 여름호에서는 중요한 선택을 거쳐 자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든 사람들과 만난다. 문학 외길인생을 걷다 스토리텔링 연구자로 돌아선 박기수 교수와 페루에서 빙수 가게를 연 표지도 동문, 몽골에서 한국으로 와 가죽공예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 타미르 학생 등이 그렇다.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은 세계는 아직 세계가 아니다. 스스로 자갈밭을 건너야만 그 세계는 우리 앞에 실재하는 세계가 된다. 당신이 스스로 믿는 방향으로 계속 걸을 수 있다면, 걸어온 그 지난 길이 곧 당신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