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이 임박한 강의실 안으로 한 남자가 들어선다. 수십 명 학생 앞에 선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는 이렇게 말한다. “전 돈도 배경도 없지만 창업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학생입니다. 소중한 마음을 나누며 교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해주시겠습니까?” 그는 지금 자신이 만든 스타트업의 팀원을 모집하는 중이다. 이미 단과대별로 여러 강의실을 돌아다닌 상태라고 하는데… 그는 과연 자신이 원하는 팀원을 만났을까?

진해수 대표와 팀원들의 연결고리

분자생명공학과 13학번으로 ERICA에 입학한 진해수 학생은 학부 시절 공부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더 많았다. 1학년 때 참석한 ‘벤처 포럼’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수백 명 앞에서 자신의 스타트업에 대해 소개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한참 동안이나 그 모습이 잊히질 않았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더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창업에 골몰한다. 창업 아이템 키워드는 소통과 연결이었다. 부모와 자녀, 연인, 친구 사이뿐 아니라 세대 간 소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소중한 마음을 전달하고 나눌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다. 군 제대 후 복학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갔고 2017년 1월에는 개인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회사 이름은 ‘조인앤조인(Join and Join)’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 표현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요. 저 같은 남자들이 특히 그렇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고마워하면서도 표현에는 서툴러요. 사람들의 이런 서투른 표현을 도와주는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싶었어요. 회사 이름도 마음을 연결한다는 뜻에서 조인앤조인으로 지었죠.”

우선 그는 자신의 뜻에 공감할 수 있는 팀원을 모았다. 자신과 팀원들이 한 팀으로 연결되는 것이 우선 과제였던 셈이다. 교수님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양해를 구하고 강의실을 찾아간 적극적인 구인(?) 덕분에 지금 팀원들이 모였다.

앱 개발자를 꿈꾸는 권민경(컴퓨터공학과 13) 학생과 박범민(컴퓨터공학과 13) 학생, 영상 쪽에 흥미가 많았던 백정원(신문방송학과 13) 학생이 그들이었다.

(사진 왼쪽부터) 팀원 백정원・권민경・박범민 학생, 그리고 진해수 대표

조인앤조인은 50가지의 키워드가 담긴 ‘널 담긴 책’과 ‘우리를 담은 책’ 등 편지집 시리즈를 펴냈다.

사람이라는 섬과 섬을 잇는 다리

조인앤조인이 결성해 제일 먼저 준비한 브랜드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완구세트 ‘모아’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는 ‘그리고’였다. 이 중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아는 만 5세에서 7세의 아이들과 아빠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완구를 만들자는 콘셉트였지만 씁쓸한 실패를 맛봤다. 아빠와 아이들의 소통을 바라며 만든 브랜드였는데 실제 상품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팀원들 중에 아빠가 없다 보니 실제 아빠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 다른 브랜드 그리고는 진해수 대표가 문득 자신의 방 한 구석에 쌓인 엄마의 편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엄마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진 대표는 편지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전 설문에도 편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이에 힘을 얻어 조인앤조인은 편지집 ‘널 담은 책’을 펴냈다. 편지집 안에 50가지의 다양한 키워드가 제시되어 있어서 쓰는 이가 편지 받는 대상을 향해 다양한 이야기를 채워 넣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냥 쓰라고 하면 막막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제시한 다양한 키워드를 따라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전달되는 식이죠. ‘널 담은 책’ 외에도 여러 권의 편지집을 냈기 때문에 고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최근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영상 프로젝트와 위치 기반 메시지 서비스 역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한다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영상 프로젝트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을 위해 영상을 제작해주며, 위치 기반 메시지 서비스는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특정 장소에서만 메시지가 전송된다는 아이디어다.

시련이 있었지만 가능성도 보았다. 희로애락을 골고루 겪었지만 그들이 계속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건 학교의 도움 덕분이다. 특히 진 대표는 “회사를 세우고 창업 관련 대회에 닥치는 대로 나간 덕분에 상금도 많이 받았다”며 “놀리지팩토리에 사무실 공간까지 마련해주셨으니 ERICA가 우리를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들의 목표는 간단했다. ‘마음을 전달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

“사람은 섬이라고들 하잖아요? 사람이라는 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려면 우주의 기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룹 볼빨간사춘기는 자신들의 노래 <우주를 줄게>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난 그대 품에 별빛을 쏟아 내리고 은하수를 만들어 어디든 날아가게 할 거야.’ 조인앤조인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픈 당신을 도와 별빛을 쏟아 내리게 하고, 은하수를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 모든 사람에게 우주를 주고 싶다는 조인앤조인, 내일이 기다려지는 스타트업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