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지구상에서 한반도 반대편에 위치한 남아메리카 중앙부의 나라로 공식 명칭은 ‘브라질연방공화국(Federative Republic of Brazil)’이다.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14학번 페드로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 비행기로 20시간 넘게 걸리는 데다 가족도 연고도 없는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됐을까?

퍼즐 같은 게임 공부 즐거워

페드로 학생의 풀네임은 페드로 안드라데 아벨라(Pedro Andrade Avellar). 이 스물다섯 브라질 친구와 처음 마주하면 우선 뛰어난 한국어 실력에 놀란다. 2014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처음에 왔다지만, 억양이며 어휘 사용을 보면 마치 10년 이상 한국에 머물렀던 사람 같다. 그의 첫 한국 생활은 ERICA였다. 교환학생으로 1년간 지내며 그는 한국 대학생활의 매력에 빠졌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ERICA에 왔을 때만 해도 케이팝 빼고는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1년 동안의 경험이 너무 좋았어요. 학교 시설이 좋았고, 교수님이나 학생들과도 소통이 잘되었죠.”
게임 디자이너를 꿈꾸는 페드로 학생은 2016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학사편입을 통해 ERICA 학생이 되었다. 한국에서 공부한다면 졸업 후에도 게임 관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브라질과는 다른 게임 문화도 흥미로웠다.
“브라질이나 미국, 일본 등은 아직 콘솔게임 문화 위주인데 반해, 한국은 PC게임과 스마트폰게임 시장이 발달되어 있죠. PC방도 많고요. 다양한 게임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어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친형과 콘솔게임을 즐기면서 ‘게임’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다. 특히 RPG 게임 <젤다의 전설>을 좋아했는데, 캐릭터를 업그레이드시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매혹되었다고 한다. 게임이 좋았다면 프로게이머의 꿈을 품은 적은 없었을까.
“프로게이머는 게임 하나에만 집중해야 하잖아요. 저는 다양한 게임을 골고루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제게 게임은 퍼즐과도 같거든요. 연구하듯 이리 따져보고 저리 살펴보는 일을 좋아해요. 게임 디자인은 다양한 게임 연구를 통해 무엇이 좋고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잖아요? 제가 원하는 일이 바로 그거였어요.”


페드로 학생은 브라질과 달리 교수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한국 대학 문화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 디자인 하고파

페드로 학생은 ERICA 덕분에 한국을 ‘계속 살고 싶은 나라’로 느낀다. 게임 디자인 관련해 교수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학과 및 동아리 친구들은 그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걸그룹 에프엑스와 레드벨벳을 좋아하는 그는 현재 DOH(Dance Of Hanyang)라는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동아리 친구들 덕분에 한국생활 적응이 수월했다고 한다. ‘한밀레’라는 멘토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한밀레는 ERICA에 온 외국인 학생들이 더 쉽게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국인 학생이 멘토가 되고 외국인 학생이 멘티가 되어 활동하는 글로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 수강 신청과 외국인 등록금 등 궁금증에 부딪칠 때마다 한밀레에서 만난 멘토가 도와준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졸업학기에 접어든 페드로 학생은 졸업 후에도 계속 한국에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쌓길 원한다. 특정 업체, 특정 분야로 한정 짓기보다는 일단 게임 관련된 다양한 기업에서 일하며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다고 한다. 게임을 이리저리 살펴보듯, 인생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원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것.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그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게임 디자인은 무엇일까.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을 보면 설명 없이도 바로 플레잉할 수 있죠. 어떤 게임들은 초반부에 설명이 너무 많더라고요. 디자인이 훌륭한 게임들은 유저들이 화면만 봐도 충분히 작동법과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요. 화면상으로 충분히 논리적이면서도 깔끔하게 구성되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정육면체 모양의 큐브는 여러 면을 돌려 색과 숫자를 맞추는 퍼즐 게임이다. 무척 간단한 모양새지만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내하려면 우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큐브를 천천히 즐기며 맞춰나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림 그리는 일이 마냥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게임뿐 아니라 인생도 퍼즐이다. 쉽게 답을 찾을 순 없지만, 그래서 더 즐거운 ‘놀이’ 말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