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부임 이래 교통안전, 교통정보, 교통운영, 자율주행에 관한 연구들을 수행해온 오철 교수. 그의 연구실에 연이어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월 열린 2017학년도 ERICA학술상 시상식에서 HYU학술상의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데다, 작년 12월에는 한국공학한림원의 ‘미래 100대 기술 및 차세대 주역’으로도 뽑힌 것. 그동안 이용자 중심의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오 교수의 연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학과 30주년에 맞은 영예

“교통・물류공학과가 올해로 개설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러한 뜻깊은 해에 학술상까지 수상하게 돼 더욱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 성취를 넘어 학과의 성과로 기쁨을 확대하는 오철 교수의 수상 소감에서는 학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오 교수 자신이 교통・물류공학과의 전신인 교통공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교통 관련 학과라는 데 큰 자부심을 내비치는 오 교수. ERICA 교통・물류공학과는 운전자 행태분석 실험실, 자율주행시스템 설계 특성화 실험실, 교통정보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마음껏 실행해볼 수 있다며 자랑을 이었다.
지금은 첨단 실험실을 구비하고 있지만 오 교수가 입학할 당시만 해도 설립된 지 1년 밖에 안 된 신생 학과였다. 하지만 그는 자동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점차 사회적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교통・물류공학과를 택했다. 30년 전 그러한 오 교수의 선택은 옳았다. 현대사회에서 교통은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기에 현대문명의 혈관으로까지 일컬어진다. 게다가 머지않은 미래에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중심으로 우리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만 개발된다고 자율주행자동차의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오 교수.
“자율주행자동차는 주변 차량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주행합니다. 하지만 전방에 교통사고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도로 환경 정보를 전달받아야 자율주행자동차가 보다 효과적으로 운행될 수 있습니다. 이를 자율협력주행이라고 합니다.”

자율차와 일반차의 공존부터 준비해야

오 교수는 국토교통부가 5년 전 자율주행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자율협력주행시대의 교통운영관리시스템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게 됐다. 연구 목적은 자율협력주행 환경의 다양한 교통운영관리 전략을 평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통운영관리시스템을 제시하는 것. 현재 교통정보센터에서는 개별 자율주행자동차에 도로 돌발 상황, 주행전략 정보를 제공하는 네트워킹시스템이나 군집주행을 위한 차량군 로직, 자율주행차 전용차로 효과 등을 분석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이 발표하는 ‘2025년 대한민국 성장엔진이 될 100대 미래 기술과 주역 238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시선을 모았다. 오 교수의 연구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꿈에 그리던 자율주행자동차의 실현에 들떠 간과하고 있는 문제, 즉 자율주행자동차와 일반차가 혼재된 시기의 교통안전시스템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도 곧바로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로 진입할 수는 없다. 우선 과도기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혼합교통 환경에 대한 기술개발 연구는 현격히 부족한 실정이다.
“향후 20~30년간 과도기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혼합된 환경에서 비자율차의 운전자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주행 행태를 보이는 자율차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거나 주행 시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통류 전체의 안전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교통공학적 관점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알고리즘에 따라 운행되지만, 비자율차의 운전자는 앞차의 속도나 옆 차의 끼어들기 등 주변 차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가 군집운행을 할 때 비자율차 운전자의 심리적 압박은 클 것이다. 이에 대한 실험 결과를 정리한 것이 지난해 대한교통학회지에 발표한 ‘군집주행환경에서 비자율차의 차로 변경 행태 분석’에 대한 논문이다.

사람 중심의 미래 교통 시스템 설계

“교통시스템을 연구하려면 기계, 자동차, 건축·토목, 전자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융·복합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기술이나 타 분야에 대한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그에 앞서 전공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만의 특기를 개발해야 타 분야와 제대로 융·복합을 이뤄 시너지를 높일 수 있겠죠.”
타 분야와의 융・복합에 앞서 우선 자신의 전공에 깊이 있게 정통할 것을 강조하는 오 교수. 그래서 대학원생들을 지도할 때도 각자 연구 주제에 대해서만큼은 ‘나를 가르쳐라’ 하며 자신을 뛰어넘어 최고의 권위자가 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미래 교통시스템의 목표는 교통사고, 교통정체, 배기가스 제로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사람 중심의 교통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죠. 이것이 제 연구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자동차는 인간이 운전하기에 너무 위험한 물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절대 안전을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자동차 그리고 교통 시스템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오 교수의 연구들은 그러한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은 아닐까.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