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시작되고 무용수가 무대를 거닐면,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과 함께 미풍처럼 부드러운 목소리가 무용수의 애절하지만 절제된 움직임에 휘감긴다. 무용수 김민아의 스토리텔링이 큰 방점을 찍는 순간이다.”

 

김민아(무용예술학과 14)

1장: 김민아, 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다

“참가자들이 워낙 많은 데다 해외에서 대회 참여하는 건 처음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죠. 수상은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작년 10월 독일, 세계적인 명성의 국제대회 ‘2016 IDO 월드 발레, 모던 앤드 재즈 챔피언십’이 열렸다. 현대무용 여성 솔로 부문에 출전한 김민아 학생의 눈에는 유럽과 영미권에서 온 큰 체구의 무용수들이 보였다. 저마다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과 테크닉을 뽐내고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나니 다른 나라 선수나 코치들이 찾아와 제가 1등할 거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때야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죠.”

6명만 남은 파이널에서 거꾸로 순위가 발표되었다. 그녀는 캐나다 무용수와 함께 마지막 2명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마침내 1등의 이름이 불렸다. 이렇게 김민아, 라는 무용수가 펼쳐내는 스토리텔링에 커다란 방점이 하나 찍혔다.

공연 제목은 “Please wait here”였다. 무용예술학과 박관정 조교가 설계한 안무는 떠나려고 하는 연인에게 제발 여기 머물러 달라는 모습을 표현했다. 배경으로 깔린 노래”To build a home”는 공연의 깊은 감성을 풍부하게 채워주었다.

“기존 유럽 무용수들의 공연은 자신들의 테크닉과 움직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대요. 그러다 보니 작품 자체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 제 공연을 신선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동작의 연결성이나 전체적인 구성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작년 봄부터 매달 각종 국제대회와 공연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은 것이 이번 수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믿었고, 결국 세계 대회에서도 이 믿음은 통한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2장: 칭찬과 격려가 나를 춤추게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 운동 등은 배우다가 질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춤은 그렇지 않았다. 재즈댄스를 배우기도 했던 그녀는 초등학교 졸업 무렵, 무용학원을 다니며 현대무용의 길로 들어섰다.

“현대무용은 자유롭고 개성적인 표현을 할 수 있어 제 성격과 잘 맞았어요. 힘들지만 성취감이 있는 데다, 점차 성장해가는 제 무용을 지켜보는 게 너무 행복했죠.”

김민아 학생에게 작년 2016년은 뜻깊은 한 해였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김민아’라는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무용수에게 ‘너 정말 잘 춘다’ 같은 말을 들을 때 가장 기쁘고 든든했다고 한다. 칭찬과 격려를 들을수록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제 공연을 보고 칭찬하고 응원해주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마워요. 지도해주신 이해준 교수님도 너무 감사하고요.”

김민아 학생은 그동안 다양한 대회와 공연에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깨지면 아프겠지만, 그걸 통해 더 많을 걸 배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작년 수상으로 그녀는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올 12월 열리는 2017 IDO 월드 갈라에 아시아인 최초로 참여하게 된 김민아 학생은 존경하는 사람으로 캐나다 출신 여성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를 꼽았다. 남성 안무가 비중이 절대적인 현대무용계에서도 단연코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는 그녀를 존경한다며, 함께 공연하고 싶다는 수줍은 애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무용을 원 없이 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무용은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김민아, 라는 무용수가 몸으로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은 이제 막 몇 발자국을 뗀 것은 아닐까. 그녀의 앞에는 아직 많은 인생의 페이지가 남아 있다.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끊이지 않는 몸의 이야기가 세상 곳곳을 아름답게 밝혀주길 기대한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