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사전적 정의는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통학하는 학생’이다. 자취 경력이 충분치 않은 대학생들이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며 공부까지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터. 50만 청년들이 구독하고 있는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는 그런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이벤트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다.

 

집 떠난 자취생들의 No.1 안식처를 꿈꾸다

“폭염을 대비하는 흔한 자취생들의 냉장고 상황” “보글보글 초간단 1인분 스팸부대찌개, 입맛 제대로 돋구는 황금레시피!!” “자취방 욕실청소 핵 꿀팁 7가지” “개그맨 김대범, 정영진과 함께하는 자취생 문화증진 이벤트”

유혹적인 이 문구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자취생으로 살아남기’에 올라온 게시물의 대표 카피들이다.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는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삶의 양식을 다루면서, 청년들과 소통해나가는 공간이다. 이 페이지를 운영하는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페이스북이나 다음 카카오 같은 소셜 플랫폼 채널을 활용하여 자취생들의 삶에 깊숙이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카드 뉴스와 스낵컬처(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 영상, 웹드라마 등의 모바일 콘텐츠 형태로 생산하여 공유하고 있다.

반응이 뜨겁다. 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 떠난 자취생들의 No.1 안식처를 꿈꾼다는 이 페이지는 앞으로 더 얼마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까? 페이지를 만든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의 허지웅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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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대표는 오랜 기간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취생으로 살아남기’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자취생의, 자취생을 위한, 자취생에 의한

“사실은, 재미로 시작해본 일이에요.”

자취생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니, 허지웅 대표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학창 시절부터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을 즐겼다. 중・고등학교 때는 물론 ERICA에 들어와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관리했다. 온라인 공간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소통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경험으로 체득해왔다.

“온라인 공간 속에서 하나의 주제 공동체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소통할 때 나오는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는 소통을 통해 나오는 ‘어떤 가치’에 매료되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할 때 더 따뜻하고 더 행복하다’는 단순한 가치였다. 그리고 그는 그 즐거움을 만들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고민 끝에 그가 생각해낸 콘셉트는 ‘자취생’이었다. 본인이 자취생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잘 아는 만큼 자신 있었고,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혼족’들이 공감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내공’은 튼튼한 기둥이 되어주었다.

 

‘자취생으로 살아남기’ 페이스북 페이지는 2014년 9월에 탄생해 2016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며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허지웅 대표는 이 페이지를 바탕으로 (주)노잉케뮤니케이션즈라는 이름의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여기에는 모교 ERICA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허지웅 대표가 2016년 ERICA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때 받은 500만 원의 상금 덕분에 서울 사무실을 구해 본격적인 창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창업 초기(2016년 7월), 학교의 지원 덕분에 글로벌비즈니스 과정과 요즈마그룹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들로 인해 허지웅 대표는 ‘스타트업’의 본질을 배울 수 있었다. 현재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서울 사무실과 ERICA에서 지원해준 놀리지 팩토리 내 사무실에서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운영한 지 3개월(2016년 5월) 만에 구독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판이 커져 이제 구독자 수는 50만 명에 이른다.

 

소셜미디어는 발빠른 유기체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와 소셜미디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소셜미디어가 없었더라면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소셜미디어의 일종인 페이스북 페이지를 매개체로 많은 자취생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물론 이 매체를 이해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소셜미디어는 발빠른 유기체와 같다고 느끼거든요. 현재 사회 환경과 문화, 대중 심리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죠. 빠르게 변하는 대중의 요구에 적응해가는 매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두 눈 부릅뜨며 살피고 있습니다.”

허지웅 대표는 ‘페이스북’이라는 소셜 플랫폼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1년간 혼자 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혼자 산다는 ‘그럴 듯한’ 로망은 외로움과 경제적인 문제, 살림에 대한 이해 부족이란 벽에 부딪혔다. 그는 이러한 불편과 문제를 ‘자취생으로 살아남기’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 수 있길 바랐다.

“이곳은 자조적인 대안공동체예요.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자취생 및 1인 가구의 이야기와 각종 노하우를 접하며, 삶의 기반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그게 바로 공감의 힘이잖아요.”

 

따뜻한 대안공동체를 꿈꾸며

허지웅 대표는 영역을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으로도 넓히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취를 주제로 공연을 열고 따뜻한 밥 한 끼를 선물하는 콘서트 ‘자화자찬’, 매달 모임을 확장해나가는 소셜다이닝 ‘혼밥 말고 여럿 밥’ 등이 그것. 또한 코미디언 김대범 씨와 함께 원룸족 생활증진을 도와주는 프로젝트 ‘착한 좋아요 공약’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자취생들을 직접 찾아가 청소를 도와주고 식사를 대접해주는 프로젝트다.

최근에 그가 운영하는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과 디지털사회혁신사업 등에 차례로 선정되었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 그 영역을 넓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허지웅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그의 눈은 자취생을 넘어서, 요즘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1인 가구를 향해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있죠. 낯선 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망설이고요. 자취생은 물론 1인가구를 꾸린 사람들이 ‘(주)노잉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벽을 허물고, 소통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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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으로 살아남기’는 혼자가 아닌, 다 같이 살아남는 방안을 모색한다.

그의 목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지역과 문화, 상황을 토대로 모인 대안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 공동체에서 살아 숨 쉴 ‘건강한 소통’을 꿈꾼다. 오늘도 그가 바삐 움직이는 이유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힙합뮤지션 넉살은 자신의 노래(<팔지 않아>)에서 “우린 우리 자신일 때 더욱 빛나”라며 어디에도 묶일 수 없는 자유로운 청춘의 영혼을 노래했다. 이를 허지웅 대표의 이야기에 빗대어 조금 바꾼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린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 더욱 빛나!”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