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뜨거운 8월, 꿈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김제니, 김알리나 자매를 만났다. 왜 한국으로 왔고, 인상은 어떤지, 우즈베키스탄의 음식 문화는 어떤지… 많은 궁금증을 품고 도착한 곳은 안산 다문화음식거리에 위치한 어느 우즈베키스탄 식당이다.

자매와 함께한 우즈베키스탄 음식 체험

안산 다문화음식거리에서는 낯선 향기가 난다.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간판은 시각을, 사방에서 달려드는 음식 냄새는 후각을 유혹한다. 무더운 8월, ERICA에 재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자매, 언니인 김제니(한국언어문학과 15) 학생과 동생 김알리나(영미언어・문화학과 17) 학생을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음식거리에서 만났다. 처음 들른 곳은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었다. 가게 곳곳에 우즈베키스탄 전통 인형과 빵이 가득해 현지에 온 듯,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가게 손님 대부분은 안산에서 일하는 외국인 거주자들로, 자매는 고향음식이 그리울 때면 이 식당을 찾는다고 했다.

언니 김제니 학생이 한국에 온 건 3년 전으로, 이미 2년 전에 자매 부모님이 한국에 들어와 있었기에 적응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김제니 학생이 이후 줄곧 한국에 머무른 반면, 김알리나 학생은 언니와 같이 들어왔다가 1년 뒤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였다. 졸업 이후 그녀는 ERICA 영미언어・문화학과 17학번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우선, 자매에게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메뉴판을 들여다보았지만 생소한 이름이 많다 보니 선뜻 고르기가 힘들었다. 자매는 소고기볶음밥 ‘프러프’와 ‘라그만’이라 불리는 야채칼국수, 샤슬릭(숯불 꼬치 바비큐),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빵 안에 만두처럼 야채와 고기를 넣어 만든 ‘쌈싸’를 골랐다. 여기에 복숭아가 들어간 음료수와 우즈베키스탄식 샐러드 등을 곁들였다. 음식에는 우즈베키스탄 전통의 향신료가 들어갔다. 그래서 맛이 이국적으로 느껴졌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사람들도 즐기기에 부담 없이 무난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바다가 없고 초목지대가 많아서, 해산물보다 고기 요리가 발달했어요. 생선이 비싼 대신 소고기는 아주 싼 편이죠. 양고기도 많이 먹고요. 프러프나 쌈싸를 비롯해 주문한 음식들은 모두 우즈베키스탄 일반 사람들도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이에요.”(김제니, 김알리나)

자매에게 우즈베키스탄 특유의 문화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제니 학생은 손님이 오면 그린티(녹차)를 꼭 대접한다며, 차가 나오지 않으면 불친절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3월 21일은 우즈베키스탄의 ‘설날’인데, 그날이면 큰 솥에 밀을 넣고 오랫동안 끓여서 먹는다고 한다. 이때 씻어둔 작은 돌을 밀이 든 큰 솥에 던지며 소원을 비는 전통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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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음식은 한국 사람들도 즐기기에 부담 없는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한국생활을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과의 인연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먹은 후 자리를 옮겨 자매의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타지에서 살고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하는 데다, 이제 한국생활도 적응이 되어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이곳에 오기 전 케이팝과 드라마를 통해서만 접했던 한국은 실제 어떤 느낌이었을까? 물론 문화 차이를 느낄 때도 있었다.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도 ‘언니’라고 부르는 걸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어요.”(김알리나)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윗사람과 술을 함께 마시는 일이 없어요. 가족이라도 말이에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교수님들과도 자유롭게 술자리를 갖더군요.”(김제니)

이런저런 의아함과 어려움도 있었으나, 언제나 그의 곁에는 한국 적응을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착한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특히 다문화특구에 있는 한국어학원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느껴요. 언어뿐 아니라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거든요.”(김알리나)

“처음에는 의지할 만한 친구가 없었는데, 다행히 ERICA에서 힘이 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한국 친구들과 오래도록 연락하며 지내고 싶어요. ERICA 국제처 분들도 너무 고마워요.”(김제니)

더불어 김제니 학생은 방학마다 국제처에서 진행하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 학생과 외국 유학생을 선발해 유학생의 고향을 함께 찾아가는 프로그램인데 국제처에서 지원을 많이 해준다며, 많은 친구들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함께 우즈베키스탄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자매의 계획이 궁금했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언어문학과를 선택했거든요. 아, 그리고 제주도를 꼭 가보고 싶어요.”(김제니)

“어렸을 때부터 영어권 영화를 보면서 영어를 직접 알아듣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미언어・문화학과를 선택했죠. ERICA를 졸업하면 미국이나 캐나다로 유학 가서 더 많이 배우고 싶은 꿈이 있어요.”(김알리나)

더웠다가 비가 왔다가 하는 궂은 날씨에도 김제니, 김알리나 자매는 내내 미소를 띠며 즐겁게 인터뷰에 응했다. 유쾌한 ‘우즈베키스탄 자매’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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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