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세상 모든 것이 이야기다.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도, 골목길 구석에 핀 이름 모를 꽃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은지 학생은 토실토실 귀여운 다섯 동물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캠핑카를 타고 세상 곳곳을 여행하는 다섯 동물의 이야기 말이다. 최은지 학생을 만나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eri_Summer_06_03토실토실한 토시루즈가 탄생하기까지

최은지 학생의 꿈은 웹툰 작가였다. 꿈을 위해 1년을 통째로 휴학했지만 정작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녀의 그림을 본 학과 선배가 자신이 운영하는 창업동아리 ‘토이츄러스’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건넨다.

“토이츄러스는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벤처기업 동아리예요. 각 구성원들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캐릭터와 일러스트를 만들고, 이를 SNS 이모티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지요.”

최은지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사업으로 확장하고픈 마음을 갖게 된다. 그녀는 2015년 5월 벤처 기업 ‘아이블로썸(Eyeblossom)’을 만들고, 본격적인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리 캐릭터가 만들어진 건 그해 겨울, 다섯 동물들의 캐릭터가 확정된 게 올해 5월의 일이다.

“평소 꿈을 많이 꾸는 편인데 그때의 생생한 감정과 풍경, 신나는 경험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이런 것들을 소재로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든다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녀의 꿈 속 동물들은 생생한 생김새와 활발한 성격으로 세상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캐릭터 브랜드 ‘토시루즈(Toshiruz)’다. 토실토실한 것들이란 뜻을 지닌 ‘토시루즈’에는 다섯 동물이 등장한다. 풍부한 감성을 지닌 웰시코기 ‘보리’와 어른스러운 성격의 아기 여우 ‘뇨뇨’, 사고뭉치 쌍둥이 고양이 ‘캐츠’와 ‘네츠’, 작고 조용하지만 큰 꿈을 지닌 아기 새 ‘밍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양새와 성격을 지닌 다섯 동물들은 아기자기한 캠핑카를 타고 세상 곳곳을 다니며 행복을 전한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다. ‘토시루즈’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캐릭터에 끌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본디 웹툰 작가를 꿈꾸던 최은지 학생에게 이는 자신 있는 일이었다. 마냥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에게 큰 힘이 된 건 동아리 ‘토이츄러스’다.

“우리는 서로의 작업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제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사이다처럼 시원한 답변이 나오기도 하죠. 서로 취향이 비슷한 데다, 오랫동안 함께 해왔기 때문에 좀 더 진지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그녀는 동아리 팀원의 조언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웰시코기 캐릭터인 보리의 그림을 본 동아리 선배가 그 표현력과 연출력을 높이 사 이모티콘 사업 진출을 권한 것. 제안 작업을 진행한 후 한 달이 지나 그녀의 제안서는 통과되었고, 올해 ‘다음 카카오톡’을 통해 오픈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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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수 있는 일에 인생을 걸어보다

대학생으로서 큰 성과를 일궜지만 최은지 학생은 자만할 틈이 없다. 자신의 장기이자 차별점인 ‘이야기’를 강화하기 위해 여전히 고민 중이기 때문이다.

“토시루즈 캐릭터들은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귀엽기만 한 동물들이었죠. 그러다 얼마 전에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보라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머리에 불이 켜지듯 아이디어가 샘솟기 시작했어요. 밤새는 줄 모르고 ‘토시루즈’의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집중했죠.”

최은지 학생은 이를 바탕으로 ‘아이블로썸’의 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팬층을 확보하고, 이모티콘을 통해 상품을 만들어 각종 캐릭터·일러스트 페어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더불어 캐릭터 시장의 성지인 일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녀는 캐릭터 사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그녀가 받은 응답은 ‘행복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니, 인생을 걸어보라’는 말이었다고. 창업에 관심이 많은 선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역시 마찬가지다.

“걱정 먼저 하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는 게 좋아요. 인생은 긴 여정이잖아요. 그 여정에서 청춘을 바쳐도 좋을 재미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창업한 벤처기업 ‘아이블로썸’은 눈(Eye)과 꽃을 피운다는 뜻을 지닌 단어 Blossom의 합성어로, 눈 속에 붉은 점을 갖고 태어난 그녀의 신체적 특징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이블로썸의 토시루즈에는 우리 일상 속 즐거움과 희망을 꽃피워주는 동물들로 가득하다. 최은지 학생은 앙증맞은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을 건넨다. 자신의 청춘을 바칠 수 있는, 눈 속 붉은 꽃처럼 빛나는 이야기를 찾았느냐고 말이다.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각자 스스로에게 있을 것이다.

 

 

Posted by hyu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