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0일 점심시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에 근무하는 섬유공학과 85학번 박윤철 동문(한양대 학사·석사·박사)과, 화학분자공학과 14학번 김정은, 남은비, 이소현 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한양85동기회의 “85 드림 장학금” 기부자와 수혜학생으로, 멘토와 멘티로, ERAIC 현장실습 교육과정의 실습기관 연구원과 실습생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한양의 선후배로 끈끈하고 정겹게 연결되어 있다. 다정다감한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85학번 동기회 장학생으로 선발되다

이들의 인연은 2016년 한양 85 동기회(공감한대)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에서 시작된다. ‘후배님들! 프리스타일 장학금에 도전하시라!’ 이는 85동기회의 장학생 모집공고 슬로건이었다. 가정 형편이나 성적 등에 제한이 없는 ‘자유 형식’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동문 장학금이다. 장학생에 선발되고 싶은 이들은 증명 서류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서류 심사와 PT 심사를 거쳐 2016년 12월 3일 장학금 증정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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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학생 선발에 화학분자공학과 김정은, 남은비, 이소현 학생은 “화학분자공학과 내 동아리 실험진행을 위한 장비 및 재료 구입”을 제안해서 선발되었고, 그 결과 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학사안내 메일로 장학생 선발 공고를 보게 된 3인방은 교과 과정으로 배우는 실험이 아닌 주체적으로 “직접 실험을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 1단계 서류심사를 통과했고, 2단계 면접 심사는 서울 캠퍼스에서 이뤄져 다소 어려웠지만 3인방은 모두 시간을 내어 본인들을 어필하기 위해 흰색 실험 가운을 준비해서 입고 면접에 참여했다. 분석 화학 분야의 실험을 수행하기 위한 실험장비 구매 비용으로 장학금 수혜의 당위성을 면접관들께 발표하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면접관들이 동문 선배님들인 점과 후배들을 위해 압박면접 방식을 탈피하여 시종일관 즐겁게 면접을 진행해주신 선배들 덕분에 재밌게 면접에 응했고 결국 목표를 이루었다.

 

85학번 박윤철 동문과의 만남 그리고 실험

85동기회는 단순히 장학금 지급에서 끝내지 않고 선발한 모든 장학생들에게 멘토를 지정하여 더 큰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ERICA캠퍼스 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에 근무하는 박윤철 동문이 이들의 멘토가 되었다. 멘토 역할을 자처한 동문이 많아 멘토 선발이 비교적 빨리 진행되었던 타 분야와는 달리 “연구활동분야”는 R&D 분야의 특성상 멘토를 맡을 동문이 없어 고민하던 차였다. 하지만 때마침 박 동문이 지원을 해 와서, 운명적으로(?) 멘토가 되었다고 한다.

3인방은 이후 장학금과 동문 멘토의 도움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과제는 ‘튀김 조리 과정에서 쓰이는 기름에서 생기는 발암물질 측정 실험’이었다. 85학번 장학금이 실험장비 구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고, 멘토 박윤철 동문이 개인적으로 추가 장비를 구매해주기도 했으며, 연구와 실험에 관련된 추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3인방은 박 동문이 밥도 사주고, 연구실 장비도 쓰게 해주는 등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그 결과 본인들이 목표로 한 실험과 연구를 완벽히 수행하였음은 물론이고, 교내 프라임사업 공모전에 연구결과를 출품하여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85학번 동문들의 아름다운 후배사랑이 꽃을 피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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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의 또 한번의 만남

박 동문과 14학번 3인방의 인연은 이게 다가 아니다. 박 동문 근무처인 ERICA캠퍼스 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에서 3인방 중 한명인 ‘남은비’ 학생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녀가 ERICA캠퍼스의 특화된 교육과정인 [학연산 현장실습] 프로그램으로 생기원에 실습생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첫 만남에서 그 누구보다 반갑게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눴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박 동문은 처음부터 은비 학생을 비롯한 3인방을 각별히 기특하고 대견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공계 여학생들로 구성된 팀이지만 열정과 도전정신도 뛰어났고, 특히 연구과제의 아이디어가 무척 참신했다. 그래서 그들의 멘토 활동을 하던 중 남은비 학생을 본인의 일터에서 현장실습 학생으로 만났을 때, 박 동문은 정말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고 한다.

 

학연산클러스터 그리고 현장실습

박 동문에게 생기원 연구원으로서 느끼는 학연산 클러스터는 어떤지 물었다. 우선 생기원은 중소기업의 기술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원으로 ERICA캠퍼스에는 그중 ‘융합생산기술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의 주요 연구 분야는 섬유, 로봇, 그리고 IT로 구성되어 있다. 박 동문은 일단 ERICA가 국책 연구소를 위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만으로도 생기원에는 큰 도움이 되었으며 반월, 시화 공단을 배후에 두고 한양대가 ASV(안산 사이언스 밸리)를 구축한 것 자체가 의미가 크고 그 주체들의 시너지 효과는 국가 산업의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남은비 학생에겐 생기원에서 실습한 소감을 물었다. 사실 ‘취업을 할까? 대학원 진학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력서에 채울 내용도 만들기 위한 가벼운 마음에 현장실습을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걸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좀 더 전공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겠다는 확고한 진로를 수립한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실습 중 높은 수준의 연구나 업무에 투입된 것은 아니지만, 국책연구기관의 실제 업무 현장을 보고, 각 분야 연구자들의 실제 모습도 보고, 연구원들의 여러 가지 조언도 들은 것이 그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한 번의 현장실습 경험만으로 본인의 이력서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더 채워지는 것을 체험했고 덕분에 주변 친구들에게도 현장실습 전도사가 되었다. 은비 학생을 통해 ERICA 현장실습 교육의 장점과 효과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미래를 준비하며

3인방은 14학번 동기들로 모두 내년 졸업을 앞두고 있다. 1학년 때부터 전공 관련 소모임 활동을 하며 의기투합한 친구들은 지난 3년간 또래 튜터링과 같은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적극 활용하며 너무나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다. 이들에게 졸업을 앞둔 4학년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김정은, 남은비 학생은 대학원 진학을 그리고 이소현 학생은 취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졸업 전에 세 단짝 친구들이 같이 해보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엔 “여행”이라고 답했다. 1학년부터 쭉 같이 지냈지만, 당일치기라도 셋이 같이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박 동문에게는 후배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대기업 취업이 전부는 아닙니다. 반월·시화 공단에 들어서 있는 중견 중소기

업들 중에도 보면 작아도 내실이 탄탄한 기업들이 많거든요. 시야를 넓혀 다양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취업에 도전하는 게 좋겠습니다.” 박 동문은 그 밖에도 3인방 학생들이 실험과제로 장학금을 받아 성취를 이루었듯, 가급적 전공을 살려 진로를 선택하라고 권유했다.

인터뷰 내내 동아리 대 선배가 후배들을 찾아와서 밥을 사주는 느낌, 아빠 사무실로 놀러온 딸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하는 자리 같았다. 그들에게선 누구보다 다정하고 끈끈한 유대감이 느껴졌다.

‘ERICA 학연산 클러스터’란 말은 공간을 구획하는 느낌을 주고 다소 기계적인 뉘앙스가 드는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정이 가득했다.

 

 

Posted by hyuerica